배양육의 현재 기술과 미래 전망 (2)
배양육, 무엇이 위험한지도 모르는 현실
국가는 불확실성을 포함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글 | 최윤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논란 속 성장하는 배양육 시장, 서두르는 한국
SF 영화에나 나올 것 같던 실험실 고기가 빠르게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보로 현재까지 총 4개의 배양육 기업이 싱가포르, 미국, 호주 3개국 상업 판매를 허가 받았다. 전문가들은 배양육 시장의 장밋빛 전망을 주저없이 내놓는다. 보고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배양육은 향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대까지 기존 육류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FAO는 2040년 배양육이 육류 시장의 약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 또한 배양육 개발과 상용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CJ, 풀무원, 롯데, 농심, 대상 등 주요 식품 대기업들이 모두 배양육 스타트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부처 또한 배양육 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2023년 6월 세포배양 원료를 식품 원료로 인정한 데 이어, 올해 ‘푸드테크(Food Tech)’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 발표하며 관련 분야에 수 백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배양육 사업이 주 업무인 국내 모 스타트업 기업은 이미 국책 지원사업으로 100억원 넘는 사업비를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배양육 상용화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아직은 배양육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국가보다는 배양육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허가를 반대하는 국가가 더 많다. 대표적으로 유럽 연합 회원국들은 배양육 규제 강화를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세계에서 최초로 배양육의 생산과 판매를 전면 금지했고 프랑스, 오스트리아도 이 행보를 뒤따르고 있다. 루마니아 또한 배양육 상용화를 법적으로 금지하기 위한 법안을 상정했다. 미국도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미국 농무부(USDA)가 지난해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승인을 마무리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주정부들을 중심으로 배양육 유통을 금지하거나 라벨링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는 각종 법안이 통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실상 소수 몇 개 국가를 제외하고는 배양육을 인정하는 국가는 아직 거의 없는 편이다. 배양육을 둘러싼 각종 위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안전하다는 과학적 연구가 아직은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을 함부로 시장에 들이는 일은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배양육을 승인한 소수의 국가들 또한 기업 유치를 장려하려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긴밀하게 얽혀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양육의 안전성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몇 년 사이 배양육 개발에 적극적인 한국의 행보가 다소 우려스럽기도 하다. 배양육을 지지하기에 앞서 배양육을 둘러싼 문제를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위험이 있다면 무엇이고, 이를 우리가 관리·통제할 수 있는지, 또는 조심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 면밀하게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배양육이 아직은 위험한 이유들
배양육은 동물체로부터 채취한 세포를 증식해 생산하는 세포배양 기반 기술로 만들어진 인조고기이다. 세포배양 기술은 세계 식육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한편 기후위기와 가축전염병 문제 등으로 축산물 공급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래의 대안으로 각광 받으며 등장했다. 그러나 세포를 우리가 먹는 축산물까지 만드는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배양육과 같은 세포배양 축산물은 여러 화학 물질과 항생제를 이용하는 복잡한 제조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따라서 배양육이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배양육의 시작, 비윤리적 혈청 채취의 딜레마
배양육 제조는 혈청에서 시작한다. 혈액의 구성물질 중 하나인 혈청은 각종 영양소를 비롯해 이런 영양소를 운반하는 기능이 복합적으로 혼합된 물질로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기술이 핵심이 배양육의 특성상 세포를 가장 효율적으로 증식시키는 혈청은 가장 중요한 필수 물질이다.
문제는 이 혈청을 얻는 과정이 매우 비윤리적이라는 것이다. 배양육에 주로 사용하는 혈청의 종류는 소태아혈청(Fetal Bovine Serum, FBS) 즉, 암소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에게서 얻은 혈청을 의미한다. 현재 배양육에 사용하는 혈청은 대략 임신 150일 정도 되었을 때 뱃속에 있는 소태아에게서 얻거나, 일부이기는 하지만 도축되는 임신된 소의 태아로부터 혈액을 채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어미소 뱃속에 있는 소태아의 혈청을 얻으려면 임신한 암소의 배에서 억지로 소태아를 꺼내야 하는 것이다. 사실상 어미소와 어린소 모두를 죽이는 행위이다.
심지어 소태아에게서 얻을 수 있는 혈청의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필요한 배양육을 위해 얼마나 많은 소태아를 죽여야 하는지도 지적해야 할 문제이다. 결국 인조축산물인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 살아있는 가축을 사육하고 도축해야 하는 현실인데다, 어미소 배에 있는 소태아를 꺼낸다는 점에서 기존 축산업과 비교해서도 더 비윤리적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배양육을 대량생산 하기 위해서 지금처럼 소태아에게서 혈청을 뽑아내는 일은 비윤리적일뿐더러 경제적으로도 타산이 맞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배양육 업계에서 혈청을 대체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무혈청배지(Serum free media)’라는 이름으로 콩과 같은 식물체를 활용한 제품도 개발 중에 있다. 다만 동물이 수 백만 년 동안 진화하면서 만들어진 혈청의 기능을 얼마나 인공적으로 유사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자연 물질인 혈청을 대체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수의 인공적인 화학 영양소들을 혼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물질들의 인체 유해성 검증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배양육의 세포 분화, 완벽한 통제란 불가능
배양육은 특정 기능을 가진 세포를 다량 배양해 만드는 인공물이다. 가령 세포를 분화시켜 고기의 주성분인 단백질 또는 지방 세포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동물에서 바로 얻어 사용하는 일차배양세포는 세포의 성질이 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안전하지만 분열하는 횟수가 제한돼 있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따라서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배양육 업계에서는 이를 대체하는 GMO 세포를 주로 사용한다. 배양육 대량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GMO 세포는 세포 분열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전자가 변형돼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GMO 세포는 여전히 그 안전성 측면에서 논란이 종식되지 않는 영역이다.
또한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줄기세포가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는 특징은 다른 의미로 어떤 것으로 분화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심지어 줄기세포가 암 세포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식품으로 섭취하는 일은 아직 시기상조로 여겨진다.
배양육은 화학물질, 첨가물로 만들어낸 인조고기
배양육은 시작부터 끝까지 각종 인공적 화학물질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따라서 각 단계마다 어떤 물질들이 사용되는지 정확한 정보와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우선 세포를 증식시키고 분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배지가 있다. 배지란 세포가 외부에서 증식하는 데 필요한 각종 영양 성분, 성장 관련 호르몬과 성장인자, 비타민, 미량원소 등을 포함한 배양액을 의미한다. 본래 배지란 동물 체내에서 성장 분화하는 세포가 체내 밖에서도 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내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게끔 해준 환경이라 생각하면 쉽다.
배양육이라는 목적을 위해 세포를 배양하려는 배지에는 그에 맞는 특수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배지에는 앞서 언급한 혈청을 포함해 세포 성장을 돕는 각종 호르몬과 성장인자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배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이용하기도 한다.
둘째, 이런 배양액에서 나온 세포 조직은 다시 우리에게 익숙한 고기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 추가적인 가공 단계를 거친다. 예를 들어 배양탱크에서 막 나온 근육세포 또는 지방세포들을 틀에 한방향으로 쌓아가며 서로 뭉치게 만들어 다짐육을 만들거나, 3D 프린트를 이용해 스테이크와 같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와 식감의 육류를 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유의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배양육은 근육세포 또는 지방세포들로만 이루어져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조직들은 맛이 없기도 하고 식감도 생소하다. 결국 우리가 평소에 먹어오던 고기와 같은 맛과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첨가물들을 추가할 수밖에 없다. 고기의 붉은 색을 내기 위해 색소도 섞게 된다. 이러한 인공적 첨가물들에 대한 안전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지, 또는 이들 물질이 식품안전 기준에 모두 부합한다 할지라도 인공적 화학물질들이 몸에 좋을리 만무하다.
결과물 중심 아닌, 과정 중심의 식품안전 검증 필요
상술했듯 배양육은 처음 만들어지는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최종 단계까지 여러 종류의 인공적 화학물질에 노출돼 있다. 그렇다면 배양육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거치는 안전 검사는 충분한가? 화학물질과 첨가물 범벅인 배양육에 대한 안전 평가 기준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 어느 정도를 허용 가능한 기준치로 설정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현재 배양육을 상용화한 미국, 싱가포르, 그리고 앞선 국가들의 기준을 참고한 한국의 검사는 배양육 최종 산물에 남아있는 잔류량 검사에 편중돼 있다. 즉 생산공정 단계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든지 상관없이 최종 산물에 남은 물질만을 검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기준은 얼마나 완벽한가? 현재까지 배양육에 대한 검사는 최종 단계에서 수세액으로 씻겨져 나온 결과물의 독성물질을 검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성장인자, 항생제, 트립신 등의 잔류량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배양육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인공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식품들을 평가하는 기준만으로 배양육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을 품게 한다. 가령 배양육의 독성 잔류량 검사는 기존 가공 식품 공정에서 하던 검사들로 재료부터 완전히 새로운 식품(novel food)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당연하지만 새로운 인공물에는 그에 맞는 새로운 검사 기준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배양육 생산 공정의 많은 단계가 기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배지, 그리고 향후 개발될 무혈청배지의 경우 배양육을 만들어내는 핵심 물질이지만 그런 이유로 기업들의 기밀 사항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경우 생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 최종 산물에 대한 최소한의 검사만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량 생산 공정의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배양육의 시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대량 생산 공정을 구축한 기업은 많지 않다. 대량으로 생산하는 배양육의 공정은 기존에 시제품으로 만들던 것과는 다르다. 공정에 사용하는 다양한 물질들과 각 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검증이 아직은 필요한 것이다.
무엇을 검사할 것이며, 어디까지를 안전하다고 합의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배양육이 전에 없던 새로운 인공물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더 무서운 것은 우리가 무엇을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이다. 결국 아직 무엇이 위험한지도 충분히 모르는 상황에서 배양육이 안전 검사를 통과한다는 것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국민 건강 vs 기업 이익 유럽이 선택한 사전주의 원칙, 한국은?
배양육의 안전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인정하면 이를 섣부르게 식품으로 시장에 내놓는 선택은 아직 위험하다. 배양육을 상품화하는 것은 경쟁의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최소한의 안전함을 보장 받은 후에 상용화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이러한 신중함은 유럽연합에서 위험평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사전예방원칙을 참고할 수 있다.
사전예방원칙에 입각한 위험평가 의사결정의 핵심은 안전하다고 확인될 때까지는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요컨대 그 위험의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비가역적일 가능성이 있을 때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한다는 원칙이다. 이 때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과 ‘무지’라는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요컨대 배양육에 대한 위험을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괜찮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다는 입증이 되기 전까지 허용을 늦추자는 것이다.
또한 사전예방원칙을 시행할 때 위험의 다양한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는 방안들도 우리가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상의 위험 정도를 평가할 때 직접적 위해 정도를 포함해 잠재적 위험, 불확실성의 정도, 미래 세대에 끼치는 영향, 대안적 방안의 이용 가능성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으로 조사 연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직접적 이해관계 당사자인 기업이 위험 평가 기준을 설정하는데는 참여할 수 없다. 기업의 이익이 국민의 건강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사전주의 원칙을 고려하는 것과 더불어 정부는 배양육이 시장에 나오기 전, 아래와 같은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1) 대체 불가능한 영양소, 배양육은 고기가 아니다.
배양육은 단백질과 지방을 인위적으로 합성해 고기와 유사한 형태와 맛을 구현한 인공물이다. 배양육 기업들은 이들 제품들이 천연축산물과 비교해 영양소적으로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고기의 주요 영양소인 지방, 단백질에 여타 비타민, 무기질 등 여러 성분들을 추가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인류의 건강을 오랜 기간 안전하게 책임져 온 동물성 자연 식품의 풍부한 영양소의 가치를 모르는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천연 축산물은 단백질과 지방의 결합품이 아니다. 오히려 축산물은 단백질, 지방 뿐 아니라 다양한 생리활성물질과 대사산물까지를 모두 포함해야 그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사산물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물질들로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신체 노화를 방지하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카르니틴이라는 아미노산 유도체는 뼈와 근육을 강화하고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으며, 스페르미딘, 안세린과 같은 폴리아민 계통 물질은 세포증식과 재생효과가 있고, 스쿠알렌이나 EPA, DHA와 같은 지방산 계열 등은 항산화 기능과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이런 물질들은 살아있는 생명체만이 생성해낼 수 있는 귀한 산물들이다. 배양육이 절대 흉내낼 수도 없고, 설령 몇 가지 물질을 인위적으로 추가한다 할지라도 수 십, 수 백 여종에 달하는 모든 생리활성 물질과 대사산물들을 다 첨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배양육은 축산물의 외형만을 그럴듯하게 흉내낸 인공물일 뿐, 축산물 고유의 영양소를 완전하게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존의 축산물과 배양육을 혼동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2) 상품화보다 배양육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먼저
배양육을 둘러싼 위험의 불확실성이 크고, 배양육이 축산물의 영양소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는가? 현재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배양육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가? 정부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그럴듯하게 고기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사진과 이런 배양육이 얼마나 깨끗하고 윤리적이며 지속가능한지만을 홍보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난 해 한국이 세포배양으로 만들어진 원료를 식품에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함으로써 배양육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 생각이 된다. 그러나 그 전에 국민들이 배양육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교육과 홍보가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배양육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어도, 배양육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어떤 위험 요소들이 있으며, 이들 인조고기가 진짜고기와는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배양육이 미래의 먹거리, 안전한 먹거리라는 식의 근거 없는 추상적 장점만을 강조한 홍보를 기업이 아닌 정부가 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오늘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해진 만큼 진짜고기의 영양소를 가짜고기가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게 짚어줘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소비자 기만하는 라벨링 제도 개선 필요
또 하나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배양육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단계, 라벨링이다. 정부는 배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세포배양 식품 원료들이 향후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사용될 많은 상황에 대처하여 기업들이 소비자를 현혹시키게 포장하는 라벨링을 방지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착각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양육 생산에 사용된 줄기세포가 GMO일 경우에는 반드시 식품 포장에 GMO 세포를 사용했음을 명기해야 한다. 또한 배양육 포장지에서 명확하게 진짜 축산물이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조 축산물임을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고기와 유사한 사진만 보고 소비자들이 배양육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품인지 모르고 잘못 선택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배양육을 광고하는 과정에서 ‘깨끗한’, ‘비건’, ‘녹색’, ‘친환경’ 등의 긍정적인 단어를 남발하여 소비자들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가 필요하다. 배양육을 지지하는 옹호론자들은 흔히 배양육을 ‘깨끗한 고기(Clean meat)’라며 홍보하고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단지 전통 축산업을 대체한다는 이유로 깨끗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오히려 배양육을 비판하는 연구자들은 환경 측면에서 실험실에서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와 각종 유해물질들이 생성하는 부산물을 고려하면 배양육을 깨끗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각종 첨가물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고기를 깨끗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로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할 것이다.
연구는 필요, 그러나 상품화는 신중하게
배양육 연구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미래에 식량 위기 문제가 점차 심각해질 수 있다는 맥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을 통해 전통 식재료를 대체하는 새 먹거리를 만들려는 연구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과 이를 상품화하는 문제는 다르다. 장기적으로 먼 미래에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배양육을 섭취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지만, 아직 배양육에 여러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험실 고기를 바로 국민들에게 허용하는 것에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
모든 기술이 그러하듯 기술의 발전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오늘날 전세계가 처한 기후위기 역시 기술 발전의 부작용 중 하나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에는 반드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그 기술이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결국 배양육으로 야기되는 위험은 불평등하게 배분될 가능성도 크다. 이를 고려해 정부는 공익적 차원에서 배양육 관련 연구는 지원하되, 이를 상용화하는 작업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술이 만능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오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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