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Ts와 유전자드라이브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 및 수용성 연구 검토
우태민(KAIST 인류세연구센터 연구조교수) l KBCH브리핑(2024-17),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이번호에서는 NGTs, 유전자드라이브 기술과 같은 생명공학 신기술에 대한 대중 인식 및 수용성 조사에 대한 최신 연구를 검토하고 국내 수용성 연구 촉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한 KAIST 인류세연구센터 우태민 연구조교수의 KBCH브리핑을 짧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GMO 정보포털(www.biosafety.or.kr) KBCH 브리핑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생명공학 신기술이 지니는 불확실성은 대중의 인식과 수용성에 영향을 주고, 이는 곧 해당 기술의 연구지원 및 개발 그리고 규제 등에 영향을 미친다. 생명공학 신기술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기대와 우려는 고정불변하지 않고 가변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사회적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어 왔다. KBCH브리핑 2024-17은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인 NGTs(New genomic techniques)와 유전자드라이브(Gene drive)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수용성에 관한 최신 논문 두 편을 검토하고, 신기술의 수용성 연구의 동향과 국내 연구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사례 1. NGTs에 대한 미국과 스위스 소비자의 인식 및 수용성 비교 연구
식물 육종을 비롯한 농업 분야에서 NGTs의 광범위한 사용은 규제 불확실성은 물론, 소비자의 낮은 수용성이 주요 장벽으로 언급되어 왔다. 유전자변형생물체(LMO)보다 NGTs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국가들에서 발표되고는 있지만 소비자의 인식과 소비 행동은 그 맥락이 다르며, 특히 규제가 강한 국가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높아진다. 미국과 스위스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NGTs에 대한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감정이 유발되는지를 조사했다. 미국은 LMO가 식품생산에 사용되는 국가지만, 스위스는 규제가 엄격해 2005년부터 연구 목적 이외의 LMO 작물의 재배 및 가공을 금지하는 일시적 유예를 적용 중이다. 구체적인 사례는 질병저항성 감자, 글루텐-프리 밀, 내한성 대두였으며, 참가자들은 세 가지 사례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되어, 다음과 같은 질문에 응답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평균 10개의 단어를 사용했다.
미국, 스위스 소비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N=1,202)
연구진은 이를 일반적인 부정적인 감정(나쁨, 불안), 강한 부정적인 감정(증오, 분노, 두려움), 모호하거나 엇갈린 감정(torn feelings), 중립적 감정으로 분류했다. 전체 참가자 절반이 세 가지 사례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였으며, 참가자의 1/4은 부정적인 감정을, 나머지 참가자는 모호하거나 중립적인 감정을 표현했다. 미국 참가자들은 위험 인식이 낮고, 혜택, 자연스러움, 수용성에 대해 높은 인식을 보였으나, 스위스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 인식, 낮은 수용성을 보였고 두 국가 모두 NGTs에 대한 감정이 신뢰, 자연 훼손에 대한 혐오감, 기술에 대한 수용성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관찰됐다. NGTs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한 참가자는 해당 사례에 대한 수용성과 기관에 대한 신뢰가 높았으며, 자연 훼손에 대한 혐오감이 낮은 참가자는 NGTs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경향이 드러났다. 또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선호도의 경우 두 국가 모두 유기농 식품에 대한 선호도는 NGTs에 대한 수용도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 2. 유전자드라이브 모기에 대한 미국 대중의 인식 조사
유전자드라이브는 곤충 및 동물 해충으로 인한 보존, 농업 및 인체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 개발되고 있으나, LMO의 환경방출을 포함한다는 문제점이 논란되고 있다. 이 연구는 유전자드라이브에 대한 사회적 결정요인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대중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유전자드라이브 모기를 가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사회적 결정요인으로는 성별, 인종, 교육, 소득 및 연령 등의 인구통계와 종교, 인간과 자연에 대한 견해 등이 포함된다. 연구 결과 미국 대중은 말라리아 방제를 위한 유전자드라이브 기술 도입에 대해 매우 모호한 태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말라리아 방제를 위한 유전자드라이브를 매우 지지하지만, 동시에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자연에 대해 너무 많은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인구통계나 종교의 영향은 크게 포착되지 않았으나, 연령이 낮을수록 기술에 더 호의적인 경향이 나타났고, 응답자의 상당수가 과학주의를 수용하고 있으며, 과학주의가 강할수록 유전자드라이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및 조사 결론과 제언
두 연구진은 생명공학 신기술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확인하면서도, 감정과 복잡한 사회적 결정요인의 작용으로 인식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이러한 대중의 성향은 식품이나 공중보건 분야에 생명공학 신기술의 적용에 소수 소비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며, 강력한 규제와 금지 조치가 시행 중인 국가에서 더욱 그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수용성 연구들이 감정이나 과학주의, 도덕적(가치) 정렬 등 다양한 요인을 포함한다는 점이나, 이러한 연구들이 신기술의 혜택(benefits)에 대한 인식이 수용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국내의 경우, 생명공학 신기술에 대한 대중 인식과 수용성 연구가 해당 기술을 실제 환경에 적용해야 하는지, 어떤 맥락에서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대중 토론의 토대가 될 수 있다. 기술혁신과 대중의 수용성을 균형 있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생명과학과 사회과학과의 협업을 통해 감정, 가치, 맥락 등의 영향을 주의 깊게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신기술의 위험뿐만 아니라 혜택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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