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esting GMO |
인류와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장구 교수를 만나다


글. 정미래(예송미디어)
인터뷰. 장구(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교수)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KB경영연구소의 ‘2021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4만 가구, 인구수는 1,448만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 역시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코로나19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하여 다양한 동물들을 이용한 연구가 있었고, 우리는 그 동물들의 희생으로 점차 일상으로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동물에 대한 인식과 복지는 더디게 변화하고 있다. ‘동물을 돌보고 연구합니다’의 저자 장구 교수는 동물과 인류가 공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동물의 유전자공학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 동안 동물과 함께해온 그에게 인류와 동물의 공존과 동물의 유전자공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장구 교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교수
㈜라트바이오 대표


주요 연구활동


생식생물학 및 임상생식과학
게놈 편집과 결합된 생식생물학의 출현

 

유전자에서 시작되는 연구


올해로 15년째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는 장구 교수. 그는 학생들에게 동물의 임신과 출산에 관해 가르치면서 진료와 연구 활동도 병행 중이다. 다양한 연구 분야 중에 장구 교수가 주목한 것은 유전자였다.


“임신과 출산을 통해서 마주치는 부분 중 하나는 선천성 질병입니다. 선천성 질병은 결국 유전자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유전자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질병에 대한 연구를 하려면 질병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를 일부러 발생시키기도 하고, 억제시키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인위적으로 질병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저희는 ‘공학’이라고 표현합니다. 저희는 유전자공학을 통해 동물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선천성 질병과 유전자를 이용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선천성 질병은 대부분 생식 세포가 수정되는 순간에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또 질병은 아니지만 수정된 세포가 착상하여 성장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렇게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일련의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연구하면 질병이나 유전자에 대한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구 교수의 설명이다.


“생식 세포가 수정할 때 원하는 DNA를 주입하거나 빼면 유전자변형동물이 태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동물이 다시 자라고 다음 세대로 유전자가 전달되면 이 특징이 동물의 고유한 형질로 굳어지게 되는 것이죠.”


돌연변이 현상은 모든 생명체에게 일어난다. 대부분 질병을 일으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 일부는 돌연변이 현상이 다음 세대까지 유전이 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들도 몇 만 년 전에는 야생을 뛰어다니던 야생동물이었습니다. 개는 늑대에서 진화되었고, 고양이들도 야생의 개체들이 진화되어 인간과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동물을 돌보고 연구합니다> 


장구 교수는 대학에 입학하여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 만큼 동물과 관련된 추억도 켜켜이 쌓이게 되었다.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 활동에 매진했던 그였지만, 최근 5~6년 전부터는 대중과 만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아낌없이 주는 동물’이라는 강의를 맡게 되었다. 장구 교수는 그것을 계기로 ‘동물 하나하나의 스토리들을 잘 묶어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대중에게 자신이 잘 알고 많은 경험이 있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 


장구 교수의 저서 『동물을 돌보고 연구합니다』 


“저희 교수들이 쓰는 글은 대부분 특허나 논문 같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서적을 쓰는 게 오히려 어렵죠. 그런데 마침 좋은 기회가 왔고,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소개된다. 과거 실험실에서 인간을 위해 희생되었던 실험동물이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신기한 미래의 기술 그리고 장구 교수가 진료실에서 만났던 동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동물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동물의 세계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즐겁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다.


장구 교수는 “여러 동물을 다룬 만큼 자신에게 관심 있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만 찾아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학자로서 전해줄 수 있는 흥미로운 지식뿐만 아니라 수의사로서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경험했던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모든 생물의 공존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  


세상에는 다양한 동물이 있다. 연구에 쓰이는 실험동물, 우리에겐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동물,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는 농장동물 그리고 동물원이나 자연에서 접할 수 있는 야생동물 등이다. 그리고 인간도 그 동물의 한 종이다. 공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 반려동물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건강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나빠지겠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분들은 돈과 상관없이 동물을 치료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치료비가 아까워 치료를 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을 치료한다는 것은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이 걸리는 병의 많은 부분이 동물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동물들은 자신의 표현 방식으로 자신이 아프고 병들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죠. 동물들은 언제나 인간에게 많은 것들을 줍니다.” 



이에 대한 단적인 예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다. 당시 가습기를 켠 가정에는 분명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사람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이후 이유 모를 폐렴에 걸린 동물들이 동물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고, 이 증상은 인간에게도 이어졌다. 장구 교수는 돌이켜보면 동물의 증상으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증상을 알아차렸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장구 교수는 동물에게 사용되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아깝다고 생각해선 안 되고, 결국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 우리에게 훨씬 이득인 부분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전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다  


장구 교수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물에 관하여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살아오다 지난 2016년에 ㈜라트바이오를 설립하였다. ㈜라트바이오를 설립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장구 교수는 단번에 ‘도전’이라고 답했다.


“저는 인생을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이 멈추는 순간이 생명이 다하는 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전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에게서 독립을 한다거나, 이성을 만나고 결혼을 하는 것도 하나의 도전이에요. 그런 각자의 도전들이 모여 인생이 만들어지죠. 또 제가 연구하고, 그 성과가 나올 때쯤이면 지루해하는 면이 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면 그 지루함도 줄어들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결과가 창업이었습니다. 또 외국에서는 ㈜라트바이오와 비슷한 기업들이 있으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사업적인 모델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라트바이오에서 개발한 재조합 단백질 발현 플랫폼은 장구 교수가 지금까지 해온 연구와 이어진다. 포유동물의 수정란을 이용하여 특정한 유전자를 넣거나 빼서 맞춤형 동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지방이 적거나 단백질이 많은 소, 우유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젖소 등은 물론 동물의 질병 또한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동물들에게도 다양한 질병들이 있는데요, 이 플랫폼을 이용해 원천적으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 동물들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영국, 중국 등 해외에서는 돼지를 중심으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기 직전이다. 그리고 그 종류는 돼지에서 점차 다른 동물로 확산될 것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강한 동물들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 변화되는 기후에 많은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데, 앞으로 유전자가위기술을 이용하여 기후에 강한 유전자 품종을 육성해주면 동물이 살기 힘든 극지에서도 적응력을 가진 동물이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 장구 교수의 설명이다.


“단순히 인간의 기호에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의 질병 예방도 중요합니다. 결국 동물의 질병을 막는 것은 사람의 질병 치료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죠. 이 기술을 플랫폼이라고 설명 드린 것은 이 기술이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플랫폼이 완성되면 다양한 종류의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가격은 저렴해지고 생산량은 늘어나게 되어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기술의 바탕에는 우수한 동물을 생산하고, 생산된 동물의 세포의 배양 및 확보하는 것에 있다. 이렇게 확보한 배양 세포를 이용하여 배양육이나 인공가죽을 생산하는데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미 ㈜라트바이오에서 보유한 동물의 세포는 배양육이나 인공가죽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시제품이 만들어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도축하지 않아도 고기를 생산하고 가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구 교수는 전용 목장을 만들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곳에는 근육이 많아지는 소, 형광 단백질이 발현되는 소, 광우병에 안 걸리는 소, 알레르기 없는 우유를 생산하는 소 등이 있다. 


새로운 기술에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해 


최근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장구 교수는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유전자변형에 관한 규제를 자동차에 비유하여 쉽게 설명해준다.


“디젤 자동차가 한 때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피해 때문에 가솔린, 전기, 수소 등 다양한 대체 연료를 가진 차량들이 개발되어 상용화되었습니다. 친환경을 위하여 전기차는 더욱 빠르게 개발되고, 다양한 혜택을 주면서 그 산업을 확대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있었던 디젤 자동차 규제를 가지고 다른 자동차를 똑같이 규제하면 안 되겠죠? 그런데 유전자변형 및 도입에 관한 제도를 살펴보면 초기에 만들어진 형태를 가지고, 현재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시대에 맞게 변하면서 그에 맞게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발전시키는 것처럼 유전자 변형 및 도입 관련 규제도 그 성격에 맞게 공공의 이익과 목적을 제대로 분석하여 거기에 맞춰 규제를 달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해외의 많은 국가는 이미 유전자변형 및 도입 기술, 그중에서도 유전자가위기술(Genome Editing) 부분에서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관련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는 추세다. 즉 기술을 세분화하여 규제가 필요한 부분과 장려할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휴대폰만 예를 들어도 10년, 20년 전에는 지금의 휴대폰의 기능을 상상도 하지 못했잖아요. 이러한 기술들은 기술의 성장에 따라 규제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유전자변형 및 도입 기술도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규제는 쉽게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해외의 경우 유전자변형 및 도입 기술을 통해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질병 또한 정복하고 있는 중이다. 단적인 예가 코로나19 백신이다. 코로나19 백신도 유전자변형기술로 만들어져 코로나19 예방에 많은 공헌을 했다.
장구 교수는 유전자변형 및 도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부탁했다. 두려움은 무관심과 편견에서 오는 것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이해를 하면 유전자변형 및 도입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유전자변형 및 도입에 문제가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연구와 응용이 활발한 해외 선진국의 국민들은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을 먹지 않겠죠. 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지내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는 직접적으로 외국의 식재료를 구입하기도 하고, 식당에서도 외국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습니다. 이런 음식들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건 과거의 편견이 아닐까요?”


해외의 경우 유전자변형, 특히 맞춤형 유전자편집의 경우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장구 교수의 설명이다. 많은 국민이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제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바뀌어준다면 우리나라도 해외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제가 이룬 것이 많다고 하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을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연구 결과들이 앞으로 질병, 기후변화, 생산성 등 지구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장 교수는 다음 세대가 더 기대된다고 말한다. 다음 세대는 국가를 초월하여 더 넓은 무대에서 경쟁하고, 다양한 연구가 개발 단계를 넘어서 사업화까지 성공하여 빛을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래서 국가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는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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