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BS 기업세미나
AI 시대의 생물자원 및 디지털서열정보 이익공유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ABS 기업세미나가 지난 11월 26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ABS 관련 국제 협약에 대한 국내 기업 및 연구자의 실무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ABS 기업 세미나의 이번 주제는 AI 시대의 생물자원 및 디지털서열정보(DSI) 이익공유였다. AI를 활용한 합성생물학의 빠른 발전에 따른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DSI 이익공유 체계와 각국의 제도화 사례를 살펴보는 것을 비롯해, 국내 바이오기업의 ABS 이행 사례,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관련 정책과 시장 동향, AI 활용 연구 사례 등을 함께 살펴보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생물다양성협약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채택된 나고야의정서는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바이오기업에게 이익공유 의무를 부과한다. 기업은 해외 생물자원에 접근하기 위해 당사국의 법·제도 정책을 확인하여 사전통보승인(PIC)을 받고, 생물자원 이용 시 상호합의조건(MAT)을 체결해야 하며, 이후 관련 정보를 국가점검기관에 제출하는 절차준수신고를 이행해야 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PIC 및 MAT 체결 경험은 있으나 절차준수 신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신고로 이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최근 논의는 생물 유전자원을 직접 이동하지 않고 시퀀스 데이터만으로 연구와 상용화가 가능한 DSI로 확대되었으며, 합성생물학 및 AI 기반 분석 기술 발달로 DSI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생물다양성협약은 DSI를 이익공유 대상으로 결정했다. 2022년 COP15 합의에 따라 DSI는 다자기금 방식으로 관리되며, 2024년 COP16에서 ‘칼리 펀드(Cali Fund)’가 설립되었다. DSI를 이용하는 기업은 매출의 0.1% 또는 이익의 1%를 기여금으로 납부하고 해당 기금은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에 사용되는데, 이 기여 대상은 제약,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종자 등 7개 산업군 중 최근 3년 평균 자산 2,000만 달러, 매출 5,000만 달러, 이익 500만 달러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기업이다. 현재는 자발적 기여 형태이나 향후 의무화될 수 있으며, 국내 실태조사 결과 제약·바이오 분야 등에서 가장 큰 부담이 예상된다. 산업 분류 체계와 실제 DSI 활용 실태 간의 간극, 그리고 ‘직·간접적 이용’의 정의가 모호하여 기업 부담과 국제협약 이행 간의 균형이 중요하며, 중소·중견 기업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과 기업별 이익공유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국제협약은 유전자원과 DSI의 규율 방향을 결정하며 이는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통적인 ABS 양자 구조는 DSI 활용 증가로 개도국들은 DSI에 ABS 적용을 요구 중이다. 현재 WHO 팬데믹 협약, WIPO 유전자원 출처공개 조약, FAO ITPGRFA, UNCLOS BBNJ 등 다수 국제협약에서 DSI 이익공유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 WHO 팬데믹 협약의 PABS 시스템은 병원체 실물과 DSI를 포함하며, 참여 제조업체는 비상사태 시 생산량 20% 제공, 기여금 납부 등의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나고야의정서와 중복 부담 가능성이 있다. WIPO 조약은 유전자원 기반 발명에 대해 특허 출원 시 출처 공개를 의무화하며, 실물 유전자원 및 전통지식에 더해 발효 4년 후 DSI 포함 여부가 재검토될 예정이다. FAO ITPGRFA는 식량 농업용 작물에 대한 다자 ABS 체계를 운영 중이며, 부속서 목록 확대 및 DSI 포함 여부, 구독료 기반 모델로의 전환이 핵심 쟁점이다. UNCLOS BBNJ는 공해 해양 유전자원 및 DSI를 다루며, 자원 채집을 위한 사전 통보, 샘플 및 DSI 제출을 의무화하고 상업화 단계까지 추적·모니터링하며 금전적 이익공유 방식을 논의 중이다. 이처럼 유전자원 및 DSI 규제가 여러 협약에서 동시에 확장되고 있어 기업의 불확실성이 크지만, 대부분 설계 단계로 산업계가 의견을 반영할 여지가 남아 있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자원 출처 및 ABS 조건을 사전에 점검하고, 정부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여 중복 규제와 이중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국제 협상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시장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5% 성장했으며, 향후 5년간 연평균 2.4%의 완만한 성장이 전망된다. 이 시장은 비타민, 기타 기능성 보충제(홍삼,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등), 강장 음료, 유아용 보충제 등으로 구분된다. 권역별로 아시아와 북미가 전체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며, 특히 한국 시장은 홍삼을 중심으로 한 전통 천연 성분 제품 비중이 높고, RTD 단백질 제품과 같은 간편형 제품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장 또한 비타민류 중심 구조 속에서 최근 천연 원료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는 첫째, 장 건강 제품이 핵심 성장 축으로,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등 미생물 기반 및 유래 성분들이 식품과 음료에 결합되어 일상 섭취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둘째, 이너뷰티 트렌드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되면서 콜라겐 중심에서 레티놀, 펩타이드 등 특정 생물 유래 성분들이 경구용 제품으로 확장되고, 노화 방지뿐 아니라 자외선 차단, 피부 톤 개선 등 세분화된 효능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셋째, 헬시 에이징 수요는 젊은 세대의 미래 질병 예방과 고령층의 관절·시력·수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며 생물학적 노화 지표 개선 및 면역 강화에 중점을 둔 천연물 기반 프로그램형 제품을 등장시키고 있다. 넷째, 스포츠 뉴트리션이 단백질, 비타민 등 기본 영양을 넘어 면역력, 장 건강, 스트레스 완화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다섯째, GLP-1 계열 체중감량 약물 확산에 따라 실제 복용자 대상의 보조 제품과 함께 천연 성분으로 유사 효과를 내는 부스터 제품이 성장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기능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 중이다. 다양한 기능성 성분들을 활용하여 여러 건강 니즈를 통합하는 복합 솔루션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 브랜드 성장의 핵심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2022년 연방 세입·세출법에 포함된 MoCRA(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 제정으로 80여 년 만에 구조적 규제가 도입되었고, 이는 수출 기업의 대응을 필수화했다. MoCRA의 핵심은 미국 내·외 모든 제조시설의 등록 의무(매년 갱신), 완제품 신고(Product Listing), 중대한 부작용 15일 이내보고, 그리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제품 안전성 입증 자료 보유 등이다. 모든 제품 포장에는 부작용 신고를 위한 미국 내 연락처를 포함해야 하며, 전문가용 제품은 ‘Professional use only’ 문구를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연간 매출 100만 달러 미만의 ‘소규모 기업’은 시설 등록 및 제품 리스팅, 일부 GMP조항에서 유예·면제를 받지만, 인체 노출 위험이 큰 제품군은 예외 없이 규제를 적용받는다. 한편, 유럽
연합(EU)은 코스메틱 레귤레이션 체제로 전환하여 반드시 EU 내 법인이 존재하는 책임자(Responsible Person)가 모든 규제 책임을 지며, 원료 정보, 완제품 처방, 안전성 평가 보고서 등이 포함된 PIF(안전성 평가자료)를 제품 유통 종료 후 최소 10년간 보관해야 한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은 사전 등록 및 신고 의무가 강화된 미국과 책임자 및 문서 관리 중심의 유럽 규제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생성형 AI, 추론형 모델, 자율 에이전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인공지능이 인간 연구자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전체 분석 기술 발전과 시퀀싱 비용 하락으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숨은 패턴을 찾고 있다.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은 유전체, 단백질 서열, 임상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합 학습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고 MGI는 시퀀싱부터 분석까지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나아가 AI는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 설계와 결과 해석까지 수행하는 ‘AI 과학자’ 모델로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협업하는 멀티에이전트 구조를 통해 인간 연구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가 공공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DSI를 학습하여 새로운 서열·단백질을 생성하면서, 생성된 결과물의 소유권 및 이익공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습 데이터의 출처가 복잡하고 AI가 생성한 결과물과 원천 데이터 간의 관계를 기술적으로 추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적 재산권과 이익 귀속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반 신약 개발 모델을 직접 고도화하며 정부·제약사와 협력하는 구조 속에서 DSI 이익공유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별 데이터 단위 추적이 불가능한 현실을 반영하여 대형 AI 플랫폼 운영 기업이나 클라우드 사업자가 일정 비율의 수익을 공공기금 형태로 환원하는 방식 등 현실적이고 단순한 규제가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AI는 연구자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독립적인 연구 수행 주체로 자리 잡았으며, 바이오 연구개발은 데이터, AI 학습 구조, 국가 간 이익 분배가 긴밀히 얽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기술적 기준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각계의 의견 교류, 패널토론과 질의응답
5인의 다양한 주제 발표 후 패널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패널로는 바이오협회 오기환 전무, 보건산업진흥원 이주하 박사, 지식재산연구원 허인 실장이 참석했다. 허인 실장은 AI가 특허 심사나 산업혁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법적·산업적 논의의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BBNJ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할권 이원 지역에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ABS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하 박사는 WHO 팬데믹 조약은 PABS(병원체 접근 및 이익공유) 시스템의 부속서 논의가 진행 중이고 개도국과 선진국이 이익공유 강제성 및 지식재산권 보장 문제로 대립 중임을 전했다. 논의 범위는 AI 기술 활용을 염두에 두고 DSI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DSI 이익공유는 CBD의 칼리 펀드와 중복성 문제를 야기해 칼리 펀드 이행 어려움 시 국내 별도 규제 마련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한다 말했다. 오기환 전무 역시 WHO 팬데믹 조약의 PABS 논의가 급속히 진행되는 만큼, 이는 WHO와의 계약 기반 독점 정보 제공 체계로 DSI 추적 가능성을 높여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나고야의정서의 DSI 이익공유와 더불어 AI 바이오파운드리 등 DSI를 활발히 이용하는 분야가 규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한 그는, 각국의 영향 분석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 및 대응이 시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 토론 이후 세미나에 참석한 각계 사람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DSI 이익공유 논의와 적용 범위, 칼리 펀드 기금 기여와 인센티브, 바이오 AI, 모델 현황, 건기식 시장에 대한 국제 협약 영향 등 주제 발표와 연관된 다양한 의견과 질문, 답변이 이어졌다. 이번 세미나를 진행한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신병철 실장은 “오늘 세미나의 주제인 AI와 생물자원이 서로 어
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바이오 분야에서의 AI 활용은 이미 상당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향후 DSI 대한 이용과 AI 활용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인사말과 함께 앞으로도 ABS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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