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질서 유지를 위한
안전관리 확립
국립생태원 생태안전연구실 LMO팀 김진희 팀장
“안전관리의 본질은 위험의 완전한 제거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줄여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유전자변형생물체(GMO)가 자연으로 흘러 들어갔을 때, 우리 생태계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유전자의 이동부터 장기적인 생물다양성의 변화까지, 국립생태원은 보이지 않는 위험의 경로를 추적하며 과학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기술의 혁신이 생태계의 질서를 흔들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연의 회복력을 지켜가는 국립생태원 LMO팀 김진희 팀장을 만나 GMO 안전관리의 철학과 미래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립생태원 생태안전연구실 LMO팀장을 맡고 있는 김진희입니다. 저는 그동안 기후변화 대응, 생물 모방, 생태계 서비스 등 생태계 전반의 기능을 연구해 오다, 지난해부터 LMO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LMO팀은 GMO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안전관리 체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GMO가 우리 생태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생태계는 동·식물과 미생물이 정교하게 얽힌 복합 체계라 영향을 100%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 가지 핵심 쟁점에 집중합니다. 첫째는 유전자 이동(Gene Flow)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GMO의 유전자가 꽃가루를 통해 야생 근연종으로 이동해 정착하는지를 살핍니다. 농경지와 자연환경이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는 이 부분을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생물다양성입니다. 해충저항성이나 제초제저항성과 같은 특정 형질을 가진 GMO가 경쟁 우위를 점해 주변 생태계 구성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보통 이럴 때는 대상종의 근연종 존재 여부, 재배 방식, 규모, 관리 체계와 같이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표적 생물에 대한 영향입니다. 표적 해충이 아닌 다른 곤충이나 토양 생태계 기능에 장기적 변화를 주는지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자연 생태계에서 유출된 GMO는 어떻게 확인하고, 발견 시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되나요?
우선 항만이나 소비지 주변, 이동 경로 등 유출 가능성이 높은 곳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자생 중인 GM 카놀라, GM 면화, GM 옥수수 등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즉시 제거해 추가 확산을 차단합니다. 생태계 정착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조기 대응이 목적입니다. 또한 현장에서 10분 내로 확인할 수 있는 간이 검사키트를 활용해 조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GMO로 인해 생태계에 문제가 되었던 사례가 있나요?
현재까지 전 세계 과학계와 정부 보고 자료를 종합하면, 즉각적인 생태계 붕괴가 확인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영향이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생태계 영향이 장기적 또는 누적되는 형태로 나타나는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전적인 환경위해성 평가와 사후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립생태원은 어떤 역할은 하나요?
국립생태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유전자변형생물체 안전관리 전문기관입니다. 국내 수입·유통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유출된 GMO가 자연에 정착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사후관리를 합니다. 특히 환경정화용 GMO는 의도적인 환경방출을 전제로 하기에 더욱 엄격한 위해성 평가와 생태계 영향 분석을 수행합니다. 단순히 심사하는 것만을 넘어, 자연환경의 변화를 정책 개선으로 연결시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격리포장 시험단계에서 환경위해성 평가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환경정화용 GMO는 실제 자연 조건에서의 반응과 정착 가능성을 살피고, 농업용·식품용은 비의도적 유출 시 야생 생물과 교잡하거나 확산될 경로를 점검합니다. 저희는 단기적인 이용 가능성을 넘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누적될 수 있는지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합니다.
기술혁신과 안전관리가 때로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기술혁신과 안전관리가 서로를 성립시키는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관리는 기술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통해 위험의 한계를 명확히 제시하는 과정입니다. 위험의 범위가 투명하게 설명될 때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지고, 기술도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즉, 안전관리는 불확실성을 줄여 혁신의 기반을 닦는 과정인 셈입니다.
최근 유전자교정(GE) 작물의 상업화로 자연 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대응 방안은 무엇입니까?
매년 전국을 대상으로 GMO 유출 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과학적으로 판별할 검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래 유전자가 없는 GE 작물(SDN1&2)은 기존 검사법으로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단일 염기서열 변화까지 분석할 수 있는 최신 분자생물학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해외 사례를 분석해 새로운 판별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기존 GMO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장님께 생태계와 GMO 안전관리는 어떤 의미인가요?
생태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입니다. 국립생태원은 그 흐름 속에서 정답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라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저희의 GMO 안전관리는 기술에 대한 찬반을 넘어, 우리 자연의 안전성을 지키기 위한 신중한 과학적 기록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생태계의 건전성은 우리 삶의 토대입니다. GMO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길은 투명한 관리와 과학적 입증뿐입니다. 저희는 생태계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고 묻고, 실험하고, 증명하겠습니다. 과학은 결국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것입니다. 국립생태원이 그 공존의 선두에서 우리 생태계의 안전을 묵묵히 지켜나가겠습니다.
미래 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과학에 기반해
신중한 안전관리를 지속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