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GMO |


신기술 규제 완화와 먹거리 안전,

그 경계에서 시민사회의 길을 묻다


 문재형 GMO반대전국행동 상임집행위원장



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식량 위기의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기술의 발전 만큼, 안전성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GMO반대전국행동은 먹거리 안전과 소비자 알 권리를 중심으로 국내 생명공학 규제 및 표시제 논의에서 한 축을 담당해온 연대단체다. 출범 초기부터 현장을 지켜온 문재형 상임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전개되는 유전자가위 등 신기술 규제 완화 흐름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를 짚어보고 이들이 주장하는 올바른 먹거리의 가치와 사회적 합의의 방향성을 들어보았다.

위원장님과 GMO반대전국행동이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가 GMO반대전국행동 10주년입니다. 시기적절한 인터뷰이지 않나 싶습니다. 2000년 경부터 ‘GMO반대생명운동연대’라는 단체가 있었고 이를 계승해 2016년 농촌진흥청의 GM 작물 개발사업단에서 GM 쌀을 상용화하겠다는 시도에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연대단체인 GMO반대전국행동을 출범하게 됐습니다. 2026년 현재 한살림, 두레생협, 슬로푸드, 친환경농업협회,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등 48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습니다. 회원단체의 구성원을 합치면 150만 명에 달합니다. 창립하며 GMO 완전표시제, 학교급식 GMO 퇴출, GM 작물 시험재배 중단을 핵심 목표로 삼았고 지금은 유전자가위(3세대 GMO) 규제 완화 반대도 핵심 목표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설립부터 지금까지 한살림에서 간사 단체를 맡고 있습니다. 상근자가 없는 단체라 늘 바쁘고 GMO 현안을 상시적으로 집중하기에 어려움이 많지만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먹거리 안전과 친환경 농업 운동, 그리고 GMO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 개인 이야기를 하자니 조금 쑥스럽기도 합니다. 20대 때 귀농을 해서 공동체 생활을 했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제게 자연과 어우러진 시골 생활은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중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건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입니다. 시골의 삶은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익숙해지고 순응하는 삶입니다. 자연에 경외심을 느끼고 작물의 생명력에 경탄하게 됩니다. 그렇게 수년 지내면서 자연과 함께 사는 삶, 작물 본연의 가치와 함께 하는 삶을 내재화하게 되었고 이후 자연스럽게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일부 산업계가 종자의 소유권을 갖게 되고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GMO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생각하시는 ‘안전하고 올바른 밥상(먹거리)’의 기준은 무엇이며, 그 관점에서 볼 때 GMO가 지니는 문제나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는 주말마다 아내와 두 아이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6끼 중에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있고 외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하루 최소 두 끼는 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먹거리를 가지고 밥상을 마련합니다. 가급적 제철, 친환경으로 먹거리를 구비하고 우리 땅에서 농사지은 농부의 정성을 밥상에 담고자 합니다. 수입산이고 먹거리의 가치가 초국적기업의 이윤으로 환원되는 GMO는 사용하지 않고자 합니다. 식재료를 고를 때 국산이나 친환경을 고르면 GMO를 피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도 않습니다. 아이들과는 텃밭도 하고 있습니다. 제초제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기회가 닿으면 토종씨앗도 기릅니다. 아이들은 맨 손과 맨 발로 텃밭을 합니다. 만약 제초제 내성 GM 작물을 기른다면, 그럴 수는 없겠죠? 저는 수년 째 아이들과 친환경 토종 텃밭을 하고 있습니다. 종종 씨앗을 받아 다시 심기도 합니다. 물론, 채종한 씨앗의 이용료를 몬산토(바이엘)에게 내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로 GMO 오염제거 활동도 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GMO 상용 재배가 승인된 적이 없습니다. 국내에서 재배되거나 자생하는 식물은 모두 GMO가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유채, 목화, 옥수수, 콩 등의 GMO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검역 실패로 국내에 GMO가 들어온 사건이 수차례 있었고 사료용으로 승인된 GMO가 운송 중에 낙곡되어 자생하는 경우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GMO 오염을 제거하고 정부의 제대로 된 관리를 촉구하기 위해 GMO반대전국행동은 창립 후 지금까지 GMO 오염 제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GMO 없는 밥상과 농지, 생태계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 주시는 시민들이 있어 활동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GMO 오염 제거 활동을 다녀보면 GMO 생명체의 무서움을 느낍니다. 2017년부터 시작한 GM 유채 오염 제거 활동을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한다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동안 시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우리나라는 심각한 GMO 오염 국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 번 활동에 참여한 시민들께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시고 꾸준하게 활동에 참여해 주십니다.

산업계나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식품용 GMO 수입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이나 식량 안보에 기여하는 현실적인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효율성 논리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국내에서 GMO를 생산하지 않는데 식량 안보라니…. 애시 당초 논리적으로 맞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GMO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공급에 관여한다는 말은 20년 전 GMO로 이득을 보는 진영의 논리이고 이제는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는 약 500만 톤입니다. 먹거리 공급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먹거리 분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GMO가 생산성이 높다는 것도 주장에 불과하며 GMO로 인해 슈퍼잡초 발생, 무분별한 제초제 사용으로 지력 상실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게 최근의 지론입니다. GMO와 장바구니 물가는 최근 식용유 상승 폭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우-러 전쟁 영향이라고 하는데 GMO와 Non-GMO의 차이가 분명한지요? GMO라 할지라도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면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 게 현실입니다. 조금 쉽게 이야기하자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 Non-GMO 기름을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가격에 심각한 차이가 있나요?

‘GMO 완전표시제’가 도입되기로 했지만 아직도 쟁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완전표시제에 대한 쟁점이 계속되는 이유 그리고 시민단체의 요구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하자면 ‘최종 제품에 DNA나 단백질이 없을 경우 표시를 면제’한다는 독소조항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진짜 완전표시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식품위생심의위원회를 거쳐 식약처장이 지정한 경우 무조건 표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정부의 관점에 따라 표시가 되었다 말았다 할 수 있는 우려도 큽니다. 물론, GMO가 많이 사용되는 가공식품인 장류, 당류, 식용유지류에 대한 GMO 완전표시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나름 긍정적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20년 넘게 한 발자국도 진전하지 못한 표시제를 여기까지 가져온 시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모든 식품에 GMO 완전표시제가 적용되어 먹거리 알 권리가 충족될 수 있게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산업계와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유전자가위 등 신기술 GMO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가 우려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유전자가위 등 새로운 신기술도 GMO가 명확한데 GMO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명확한데 그 기술이 정확해지고 보다 간단해졌다고 조작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더욱이 우리나라는 먹거리 측면에서 GMO나 유전자가위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GMO나 유전자가위는 땅이 굉장히 넓고 사료용 작물을 기계로 생산하는 국가에나 어울릴 법하지 국토가 좁고 중소농이 농사짓는 우리나라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더욱이 이것이 상용화될 경우 시민 대다수가 원하는 친환경 농산물은 GMO 오염으로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만약에 유전자가위 같은 3세대 GMO 기술이 GMO가 아니라고 규정될 경우 GMO 완전표시제 대상도 아니게 때문에 시민들을 농락하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

기술을 발전시키고 산업을 육성하려는 입장과 안전성과 알 권리를 우선시하는 입장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큽니다. 이 갈등을 좁히고 건강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태도나 절차는 무엇이라 보시나요?

먼저 궁금한 게 정부의 입장이 그런가요? 제가 알기로는 GM 기술 개발로 이득을 보는 일부 정부 부처와 일부 산업계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GMO로 이득을 보기 어렵고 오히려 GMO 오염으로 심각한 오염이 야기되는 환경임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는 GMO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고 면밀히 판단하며 GMO가 사회에 도입되었을 때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농민, 시민의 상황을 파악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또한, GMO가 미치는 사회, 경제, 정치 등 다각적인 영향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KBCH가 앞으로 소통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역할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KBCH는 산업통상부의 예산을 지원받는 기관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을 가져가기 어려운 측면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KBCH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평소 GMO에 우호적인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는 만큼 연 2회 가량은 GMO에 비판적이거나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의 기사도 특집으로 다루길 요청합니다. 그리고 GMO의 대안으로 친환경·토종 농사를 짓는 농민도 비중 있게 다뤄서 우리나라 농업의 긍정적인 미래도 이야기되면 좋겠습니다.

향후 GMO반대전국행동이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추진할 활동 계획이나, 올해 꼭 이루고자 하는 활동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는 GMO 완전표시제 시행 원년입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20년 넘게 시민들과 요구해 온 정책이 반영되는 뜻깊은 일입니다. 시민들이 함께 했기에 지금이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행사를 준비하고자 하며 독소조항이 남아 있는 법안을 개정하는 노력도 동시에 시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유전자가위 등 3세대 GMO 규제 완화가 될 경우 GMO 완전표시제가 무용지물이 되는 점을 적나라하게 인식하며 시민들에게 알리는 노력도 지속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시민 활동가로서 꼭 전하고 싶은 당부나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약 10년 전 GMO 반대운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가까운 일본이나, GMO 운동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 비하면 내세울 게 없고 부족한 게 많았습니다. 그러나 10년 간 우리는 GMO로부터 건강한 밥상과 농지,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국가 중에 GMO로부터 명확하게 울타리를 치는 국가가 되고 있다고 봅니다. 이는, GMO를 반대하는 우리 시민들이 함께 했던 덕분이고 그리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 속에서 힘 있게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선명하게 운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먹거리(K-FOOD)는 GMO 없는 먹거리가 될 수 있게 우리가 계속 추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