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생물다양성협약
과학기술자문부속기구회의 현장 리포트
글 이주석 선임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평가센터)
2026년 7월 27일부터 8월 1일까지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제28차 생물다양성협약 과학기술자문부속기구회의(Subsidiary Body on Scientific, Technical and Technological Advice; SBSTTA, 이하 SBSTTA28)가 개최되었다. 이번 SBSTTA28에서는 쿤밍-몬트리올 지구생물다양성프레임워크(GBF)에 대한 계획, 모니터링, 보고 및 검토,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서비스 과학정책플랫폼(IPBES)의 작업 프로그램 관련 사항, 합성생물학, 지속가능한 야생동생물 관리, 쿤밍-몬트리올 GBF 이행 지원을 위한 과학적·기술적 요구사항(보호지역 작업 프로그램에 대한 전략적 검토 및 갱신), 해양 및 연안 생물다양성 등의 의제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본 리포트에서는 논의가 진행된 주요 의제 중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의제에 대하여 소개하고 현재 국제 동향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합성생물학 작업반 회의: AHTEG 거버넌스와 기술 규제 범위 논의
합성생물학 의제의 주요 주제는 당사국총회에 제안문을 제출하기 위하여 임시기술전문가그룹회의(Ad Hoc Technical Expert Group; AHTEG)에서 도출된 결과문에 대하여 검토하는 것이다. AHTEG은 생물다양성협약(CBD) 및 관련 의정서(카르타헤나/나고야 의정서)의 당사국총회(COP)와 과학기술자문부속기구(SBSTTA)가 정책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전문적·과학적·기술적 자문과 분석을 제공하며, 전문가들이 도출한 검토 결과는 SBSTTA에 보고되고(CBD/SBSTTA/26/4), 이는 최종적으로 COP 결정문(Decision)의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된다. 2024년 제26차 SBSTTA에서 지속적인 합성생물학 기술 발전(위험·이익 분석, 역량 강화 등)을 다룰 전문 기구의 필요성을 논의하였으며, 2024년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26-2028 주기에 활동할 새로운 합성생물학 AHTEG의 공식 설립을 의결(CBD/COP/DEC/16/21)하고, 법적으로 최종 승인하였다. 2026년 5월에 개최된 AHTEG을 통해서 두 가지 중요한 주제인 1) 현재와 잠재적인 합성생물학 이익, 2) Thematic action plan의 세부 내용에 대하여 논의하였고, 도출된 결과물에 대한 논의를 SBSTTA28에서 진행하였으며, 현장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농산물 수출국과 보전 중심국 간의 명확한 시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신규 AHTEG의 설립 여부와 그 권한 범위를 두고 당사국 간 견해가 가장 크게 대립했다. 일부 당사국은 지난 8년간 2차례의 AHTEG 성과가 미흡함을 지적하며, 신설 및 연장에 강력히 반대하였으며, 개발도상국의 COP 참여 재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AHTEG에 재원을 배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였으나 찬성 측은 급변하는 AI 및 합성생물학 기술 대응을 위해 AHTEG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였다. 과거 성과 미흡의 원인이 방법론(Methodology) 부재에 있음을 지적하며, 향후 AHTEG의 목적과 임무를 “평가 방법론 개발”로 명확히 한정하여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AHTEG의 사례 제시가 ‘실제 평가(Assessment)’ 결과인지 ‘설명적 예시(Illustrative)’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다.
Thematic Action Plan(이하 주제별 행동계획)의 법적 성격과 수용 방식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주제별 행동 계획은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국가 간, 특히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안전하며 공평한 기술 거버넌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당사국들은 행동계획의 자발성(Voluntary) 명시에 대하여 중복되었음을 지적하면서도 주제별 행동계획이 또 다른 규제가 되거나 강제성을 가지는 것에 대하여 경계하며, 당사국의 상황과 중요성에 기반하여 행동해야 함에 동의하였다. 일부 당사국은 합성생물학 산물이 GMO와 동일하므로 카르타헤나 의정서 틀 내에서 다루어져야 하고 이를 제안문과 결정문에 명시해야 함을 주장하였으나, 협약 당사국이 모두 카르타헤나의정서 당사국은 아니므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전체에 적용되는 문서에 특정 의정서를 명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특히 일부는 합성생물학이 단순 변형을 넘어 유전자 드라이브 등 새로운 시스템 공학으로 확장되고 있어 기존 GMO 개념과 동일시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CBD에서의 합성생물학: 촉진 보다는 주의 필요”에서는 합성생물학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7개 NGO단체의 주최로 진행되었으며, 합성생물학의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논의가 혁신과 기술 이전에 치우치고 있으므로, 국제 사회는 균형 잡힌 거버넌스를 위해 독립적인 바이오안전성 및 규제·평가 역량 강화를 우선시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합성생물학 역량 강화 - 2025년 제1차 생물다양성협약(CBD) 합성생물학 역량 강화 워크숍 성과”에서는 독일정부 산하 연방자연보존청(BfN)의 주최로 2025년 11월 독일 빌름섬에서 개최된 ‘제1차 합성생물학 국제 역량 강화 워크숍’의 성과를 공유하고, CBD COP 결정문(CBD/COP/16/21)에 따른 독일 정부의 이행 기여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생물다양성협약(CBD) 체제 하의 합성생물학: 생물다양성 관련 응용, 혜택 및 역량 강화 요구”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생물다양성 관련 합성생물학의 응용 현황과 잠재적 이익을 제시하고, 각국이 이를 증거에 기반하여 균형 있게 평가·대응할 수 있도록 CBD 체제 하의 역량 강화, 기술 이전, 지식 공유 방안을 발표하였으며, JCVI의 Dr. Bob Friedman은 현재 합성생물학의 주요 적용 및 연구사례와 AHTEG에 대한 권고사항 및 제언을 발표하였다.
특히, 과거 네 차례 AHTEG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당사국총회(COP)의 우선순위에 따른 전략적 프레임 설정을 강조하며, 기존 AHTEG는 늘 시간 부족으로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였으므로 역량 강화를 최우선으로 둔다면, AHTEG의 임무(Mandate)를 오직 역량 강화 과제 하나로만 제한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기술 개발 평가를 우선하는 경우는 단순히 “기술 개발을 평가하라”는 모호한 질문 대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와 같이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질문(Framing)을 던져야 전문가들이 실천 가능한(Actionable) 권고사항을 도출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합성생물학 규제 체계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
SBSTTA28에서는 합성생물학의 명확한 정의와 범위가 여전히 부재하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카르타헤나의정서상 GMO의 정의가 현재의 합성생물학 산물을 대부분 포함함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EU의 NGT(신유전체 기술) 규제 개편 등 국제적 환경 변화로 인해 향후 기존 규제 틀과의 경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AHTEG의 존속 여부에 대해서는 AHTEG의 역할을 “방법론 정립” 등 명확한 주제로 한정하여 타협점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동일한 Thematic Action Plan을 두고 SBSTTA와 SBI에서 각각 권고안이 작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