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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개발 가뭄내성
GM밀 상업화 동향 


글. 김기철 센터장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01 HB4 밀 개요 


HB4 밀은 아르헨티나의 바이오세레스(Bioceres Crop Solutions)社에서 10여년 전부터 개발한 유전자변형밀로 덥고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이른바 가뭄 내성을 주요 특징으로 갖춘 밀이다. 또한, HB4 밀은 글루포시네이트 성분 제초제에 대한 내성과 염분에도 강한 형질을 갖고 있다.(그림1)1) 

그림1.  가뭄과 염분에 강한 HB4 밀



가뭄 내성 형질 도입에는 해바라기와 관련이 깊다. 아르헨티나의 한 과학자가 해바라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부족할 때 다른 유전자를 조절해 해바라기가 가뭄에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전자를 발견하였고, 이를 밀에 도입해서 가뭄에 견디는 밀을 개발한 것이다.(그림2)2)


그림2. HB4 밀 기술개발 과정 



2020년에 아르헨티나 규제당국은 HB4 밀에 대한 재배와 식품‧사료 이용을 승인하였다. 세계 6위 밀 수출대국인 아르헨티나에서 유전자변형밀의 상업화가 세계 최초로 본격화된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2021년부터 2022년 초에 걸쳐 밀 재배면적 중 약 0.8%에 해당하는 55,000헥타르에서 가뭄내성 밀을 재배했는데 일반 밀보다 단위당 수확량이 약 19.5% 늘어났다고 한다. 이에 따라 HB4 밀의 재배 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그림3)3) 


그림3. 일반 밀 대비 늘어난 생산량 


02 HB4 밀 규제 승인 


지난 6월말, 미국 FDA는 바이오세레스社가 제출한 안전 및 규제 정보를 검토한 결과, HB4 밀의 안전성에 대해 더 이상 추가 질문이 없으며, 시판 전 검토 또는 FDA 승인이 필요한 이슈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FDA의 검토는 자발적 협의 프로그램에 따른 것으로, 미국내 상업화를 위한 핵심 단계 중 하나이며 사실상 판매승인에 해당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아르헨티나는 미국에 GM밀을 수출, 판매할 수는 있게 되었다(아직 미농무부의 승인은 아직 받지 않은 상태라 미국 내에서 재배할 수는 없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가뭄 내성 GM밀의 유통‧판매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미국 이외에도 HB4에 대한 식품‧사료 이용을 승인한 국가는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이웃한 브라질에서는 2021년에, 콜롬비아는 2022년에 승인하였다. 호주와 뉴질랜드, 나이지리아에서도 올해 식품‧사료 이용을 승인하였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및 북아프리카 국가에도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03 HB4 밀 재배‧유통 확대 


앞에서 서술한대로 GM밀 최초 상업화 국가인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GM밀 재배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바이오세레스社의 CEO는 “GM밀 국제화의 다음 단계는 호주”라며, 2024년까지 호주에서 재배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올해부터 현지에서 시험재배 등을 시작하고 내년에 승인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기후위기, 기상이변 등으로 남미 등 곡창지대의 가뭄 지역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와 호주, 미국 등을 중심으로 GM밀의 재배‧유통이 안착된다면, 아프리카와 아시아까지 GM밀의 재배와 수출입, 유통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HB4밀은 주곡 작물 중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또 다른 주곡 작물인 쌀 같은 경우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포함된 황금쌀의 재배 승인이 2021년에 필리핀에서 완료되었으며, 각종 준비과정을 거쳐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적 재배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콩, 옥수수 등 사료‧가공 작물을 벗어나 밀, 쌀 등 주곡 작물로 GM작물의 상업화가 향후 몇 년 이내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04 시사점  


우리나라는 밀의 자급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결국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21년까지 수입량의 80% 이상을 미국, 호주, 우크라이나에서 그리고 일부를 아르헨티나, 인도, 캐나다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HB4 밀에 대한 우리나라 위해성심사 신청은 없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아직 승인받지 않은 유전자변형밀이 혼입되어 수입될 가능성에 대해서 충분히 대비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2016년 7월에 국내에 수입된 아르헨티나산 사료용 밀에서 GM밀이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 적발된 밀은 이번 가뭄내성 밀과는 다른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었던 제초제내성 밀이었다. 이 밀은 미국의 오레곤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한 이후 제거했던 것인데, 엉뚱하게도 아르헨티나에서 선적된 사료용 밀에서 발견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항의를 받은 아르헨티나 당국도 해당 밀이 혼입된 경로와 이유를 밝히지 못했다. 당시 GM밀이 혼입된 사료용 밀 7만여 톤 모두를 전량 반송 조치하였고, 이후 수입 밀에 대한 검역도 강화하였다. 이와 같이 밀은 유전자변형생물체 관련 우리나라 국경검사 대상품목에 포함되어 있어 검역 과정에 대한 큰 염려는 없지만, 본격적으로 상업화되고 있는 HB4 밀 혼입 등에 대한 철저한 관심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HB4 밀을 우리나라에서 식품‧사료로 이용할 목적으로 한 위해성심사 신청이 접수될 경우를 대비하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대규모로 밀을 수출하고 있는 호주에서 HB4밀 재배 허용이 가시화된다면 우리나라에 위해성심사 신청이 반드시 접수될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콩, 옥수수, 카놀라, 면실 등 이른바 사료‧가공 작물에 대한 위해성심사 경험을 갖추고 있다. 쌀과 함께 우리나라 주요 식재료인 밀을 유전자변형한 HB4 밀의 수입 및 위해성심사 절차와 관련하여 추가하거나 보완할 점이 있는지 전문가 논의 등을 통해 미리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 등에도 우리 정부는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1) Geronimo Watson, Lucas Paultroni, Sergio Simonsini, Enrique Lopez Lecube, HB4® White Paper – Version 2.0, p.7

2) Geronimo Watson, Lucas Paultroni, Sergio Simonsini, Enrique Lopez Lecube, HB4® White Paper – Version 2.0, p.6

3) Geronimo Watson, Lucas Paultroni, Sergio Simonsini, Enrique Lopez Lecube, HB4® White Paper – Version 2.0,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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