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하는 EBP(Earth Biogenome project), EMP(Earth Microbiome Project)와 같은 글로벌 연구협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염기서열 정보는 생명과학 연구 및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CBD)에서는 생명공학기술 발전의 중요한 요소인 염기서열정보에 대해서도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이익공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국제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6년 개최된 제20차 과학기술자문보조기구(Subsidiary Body for Scientific, Technical and Technological Advice, SBSTTA) 회의의 ‘합성생물학’ 의제 권고문에 DSI(Digital Sequence Information)란 용어가 처음 포함되면서 디지털 서열 정보(DSI) 이용이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와 관련이 있는지 명확히 할 것을 제2차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NP-MOP2)에 요청하면서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의정서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어 현재까지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2016년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COP13/NP-MOP2 회의에서는 DSI 정의, 범위, 이익공유 등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대립으로 논의가 가열됨에 따라 DSI 관련 논의를 합성생물학 의제에서 분리하여 각각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의정서의 새로운 추가 의제로 정하고 후속 논의를 위한 DSI 특별전문가그룹(AHTEG; Ad Hoc Technical Expert Group)를 설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018년 개최된 DSI AHTEG회의(2월)와 제22차 SBSTTA회의(7월)에서는 DSI의 서로 다른 종류(type), 용어(terminology), 추적성(traceability) 등에 대해 논의하였으나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합의는 이루지 못하고 DSI란 용어 사용은 부적절하며 새로운 용어가 확정될 때까지 임시용어(placeholder)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018년 12월 제14차 CBD 당사국회의에서도 DSI의 개념, 범위, 이익공유 대상 여부 등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이어갔으나 한국, 일본, 스위스, EU 등 선진국은 DSI는 나고야의정서 대상이 아니며 DSI 정의 및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논의 진행이 어렵다고 강조하고 과학 발전을 위해 DSI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 보장을 주장하였고,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도국들은 DSI가 CBD 및 나고야의정서 대상이며 DSI 이용에 따른 이익공유 필요성을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논의 진전을 위한 공통된 이해(common understanding)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특별전문가 그룹(AHTEG), 과학기술자문부속기구(SBSTTA), Post-2020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Working Group 회의에서 논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 초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예정되었던 국제회의가 대부분 연기되거나 온라인 회의로 대체되면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CBD 사무국은 DSI 온라인 포럼, 여러 차례의 웨비나, DSI의제 공동의장의 비공식자문회의 등을 통해 DSI 관련 국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DSI의 개념, 범위 연구, DSI의 데이터베이스 및 추적성 연구, DSI 이용 관련 국가별 국내조치 연구 등 전문가에 의뢰한 연구용역을 통해 DSI의 공통된 이해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CBD 사무국은 6가지의 DSI 이익공유 정책 옵션과 실행을 위한 표준(criteria)를 제시하고 각 당사국들에 검토를 요청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