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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LMO를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글. 주정찬
가톨릭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01 플라스틱 산업의 탈탄소 추진 : 순환형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의 부상 



2020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총 생산량은 3.67억 톤(Plastic Europe, Plastics-the Facts 2021)에 이르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플라스틱 폐기물 유래 미세플라스틱의 해양 오염 문제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다국적 기업이 ESG 경영을 본격화함에 따라, 플라스틱 산업에서도 온실가스 저감과 석유계 플라스틱 의존성 탈피를 위해 지속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의 산업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bio-based plastic)은 석유가 아닌 식물자원인 바이오매스(biomass)로부터 생산된 플라스틱을 의미하며,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은 자연에서 분해가 되지 않는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과 다르게 사용 후 특정 환경조건(온도, 수분 등)에서 수개월 이내 생물학적으로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의미합니다.


석유계 플라스틱은 수천만 년 또는 수억 년 동안 생성된 지하 깊은 곳의 탄소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석유계 플라스틱은 폐기되었을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화되어 토양 또는 해양 오염 문제를 일으키며, 소각되었을 경우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형태로 대기에 배출되어 기후변화를 초래합니다.


바이오플라스틱 중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수개월에서 수십 년 생장주기를 가지는 식물자원을 활용하여 생산되므로, 사용 후 소각되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다시 식물에 의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 또는 효소에 의해 분해가 되어 미세플라스틱 발생 문제를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석유계 플라스틱 산업은 지구 내부의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여 제품을 만든 후 소각 등으로 온실가스 형태로 대기에 축적되는 선형 플라스틱 경제 구조(linear plastic economy)를 가집니다. 반면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은 지구 표면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여 제품을 만든 후, 생분해 또는 식물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가 되는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 구조(circular plastic economy)를 가집니다. 따라서 석유계 플라스틱 산업과 비교하여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이 훨씬 더 탄소 사용량과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적어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02 산업용 LMO를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 기술 개발 현황 


화학공정을 이용해서 생산되는 석유계 플라스틱과 비교하였을 때 바이오플라스틱은 미생물(microorganism)을 활용한 생물공정(bioprocess)에 의해서 주로 생산됩니다. 자연에는 식물에서 얻은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하여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 물질인 단량체(monomer)를 생산하는 미생물(microorganism)이 존재합니다.


바이오플라스틱이 석유계 플라스틱과 유사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포도당으로부터 바이오플라스틱 단량체를 빠른 시간에 높은 농도로 생산하는 미생물의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 대부분은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의 바이오플라스틱 단량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능력을 직접 향상시키는 유전자 개량연구를 수행하거나 대장균(Escherichia coli), 코리네박테리움(Corynebacterium glutamicum), 사카로마이세스(Saccharomyces cerevisiae) 등과 같은 산업용 미생물에 바이오플라스틱 단량체 생합성 유전자를 도입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그림1).


출처: Lee, S.Y. et al,. Nat Catal 2, 18–33 (2019) 

<그림1> 산업용 LMO을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방법


현대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새롭게 조합된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동물, 식물, 미생물 등 모든 살아있는 생물체를 유전자변형생물체(LMO, Living Modified Organism)라고 합니다. 시험·연구용 LMO, 농림축산업용 LMO, 보건의료용 LMO, 환경정화용 LMO, 해양용·수산용 LMO 등 사용 용도에 따라 다양한 LMO가 있습니다. 특히 상기 LMO를 제외한 섬유·기계·화학·전자·에너지·자원 등의 산업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산업용 LMO라고 부릅니다.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에서는 주로 미생물의 유전자 변형을 통해 산업용 LMO를 개발하고, 상업적 생산을 위해 주무 부처의 LMO 위해성심사를 통해 산업용 LMO 사용 승인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이 산업용 LMO를 국내 생산시설에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LMO 위해성심사를 받아야 하며 해당 업무의 주무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입니다.


산업용 LMO를 이용하여 생물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대표적인 바이오플라스틱으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polylactic acid), PHA(polyhydroxyalkanoate)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인 PE(polyethylene) 등이 있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는 사탕수수 등 바이오매스로부터 얻은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하는 유전자변형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공정을 통해 고농도 젖산(lactic acid)을 생산하고, 화학공정을 이용하여 젖산을 고분자인 PLA로 중합한 뒤 PLA를 이용하여 다양한 생분해성 일회용품 제작합니다(그림2). 현재 NatureWorks社와 TotalEnergies Corbion PLA社가 전 세계 PLA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출처: TotalEnergies Corbion PLA, END-OF-LIFE OPTIONS FOR BIOPLASTICS (2020) 

<그림2>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 제품의 전주기

생분해성 플라스틱 PHA는 고분자 중합을 위한 화학공정 없이 유전자변형미생물이 포도당으로부터 직접 고분자 PHA를 세포 내에 생산·축적하고, 세포로부터 분리정제된 PHA를 이용하여 생분해성이 매우 높은 바이오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합니다(그림3). 전 세계 PHA 시장은 Danimer Scientific社와 Kaneka社가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CJ제일제당社가 PHA 상용화에 성공하였습니다.


출처: Bluepha Ltd, https://www.bluepha.bio 

<그림3> 생분해성 플라스틱 PHA 제품의 전주기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인 PE는 유전자변형미생물을 이용하여 포도당으로부터 고농도 에탄올을 발효공정을 통해 생산하고 이를 고순도로 분리정제한 뒤, 탈수공정을 통해 석유 유래 에틸렌(ethylene)과 동일한 바이오매스 유래 에틸렌을 얻습니다. 바이오매스 유래 에틸렌으로부터 화학공정을 통해 석유계 PE와 동일한 물성의 바이오 기반 PE를 생산합니다, 바이오 기반 PE를 활용하여 다양한 바이오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제작하여 석유계 PE 플라스틱 제품을 직접 대체하고 있습니다(그림4). 현재 바이오 기반 PE 시장은 Braskem社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출처: Thorn Environmental Ltd, earth2earth® Bio-based Carbon Captured

 <그림4>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 PE 제품의 전주기


산업용 LMO는 바이오플라스틱 생산공정에 가장 중요한 생물촉매 역할을 하며, 석유계 플라스틱을 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LMO 개발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 대비 바이오플라스틱은 낮은 기계적, 화학적 물성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현재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석유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탄소순환 관점에서 석유계 플라스틱보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큰 바이오플라스틱은 빠른 물성개량과 생산규모 확대로 인해 앞으로 시장규모가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03 생산시설이용을 위한 산업용 LMO 위해성심사 및 안전관리 


산업용 LMO를 이용하여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할 경우,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적으로 개량된 미생물을 생산시설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인공적으로 유전자변형된 미생물을 생산시설에서 사용할 경우, 엄격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천재지변에 의한 설비 파손 또는 비의도적 외부 유출이 일어나 인체에 위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상업적 활용을 목적으로 생산시설에서 산업용 LMO를 이용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용 LMO 안전관리규정(위해성심사-생산공정이용시설 등록-이용승인)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산업용 LMO 위해성심사를 통해 안전성 적합을 승인받고, 생산공정이용시설을 국가 등록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업용 LMO 이용승인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산업용 LMO 위해성심사는 LMO 용도를 명확하게 한정하고, LMO의 숙주의 생물학적 안전성(독소 생산성, 알레르기 유발성, 기타 유해 생리활성 물질 생산성 등)과 병원성 존재 여부를 엄격하게 확인합니다. 또한 유전자변형에 사용되는 도입유전자 및 그 공여생물체와 유전자변형에 사용되는 현대생명공학기술의 생물학적 안전성 및 병원성 존재 여부도 엄격하게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생산공정이용 시 시설설치 운영 규정, 전문인력 현황, 안전관리수칙 및 응급조치, 비의도적 LMO 유출에 따른 불활성화 및 폐기방법 등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또한 잠재적 인체위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생물체 또는 유전자의 경우, 인체위해성협의심사를 질병관리청과 진행하여 산업용 LMO의 인체 위해성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습니다. 산업용 LMO 위해성심사를 통과한 산업용 LMO만이 상업적 생산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2022년 11월 현재 산업용 LMO는 총 96건이 승인되었으며, 이 중 미생물 승인은 5건입니다. 아직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산업용 LMO 승인 사례는 없습니다. 바이오플라스틱 분야는 현재 많은 LMO가 연구개발 중에 있으며,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별도의 산업용 LMO 위해성심사가 필요 없습니다. 기업에서 연구개발에 성공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산업용 LMO만 위해성심사 승인을 받으며, 승인 후에도 엄격한 안전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수의 국내 기업이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산업용 LMO를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성능의 산업용 LMO를 확보하였습니다. 따라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산업용 LMO 승인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고성능 산업용 LMO를 확보한 국내 기업이 바이오플라스틱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바이오 제조경쟁력 강화 및 소재 국산화를 통해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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