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GMO |
GMO와 생명공학이 
이끄는 인류의 건강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백종윤 교수



바이오기술과 GMO에 대한 의견 충돌이 여전한 가운데,

생명공학 기술은 우리 사회 구조는 물론, 생활양식과 산업환경 등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중 보건·의료용 GMO의 활용과 바이오신기술을 통한 의약품의 생산 및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싶은 인류의 목적에 부합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백종윤 교수에게 GMO와 생명공학 그리고 인류의 건강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양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생명공학  


생명공학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삶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갈래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는 부분은 인류의 건강과 생명과 관련된 부분일 것이다. 유전자변형을 비롯한 분자 진단, 조직 재생, 세포치료 기술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생명공학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특히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바이오신약과 백신의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제는 미래가 유망한 산업군으로 인식되며 더 많은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백종윤 교수는 미래 의료기술이 이끄는 변화의 시작점으로 신약의 부가가치를 꼽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익숙한 알약은 한 알에 몇 백원의 가격을 지닙니다. 하지만 요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항체의약품의 경우 그 가격이 천 배, 만 배(비급여일 때)로 불어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원가를 계산해 본다면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시장인 것이죠. 돈이 되는 사업이니, 큰 회사들이 뛰어들고, 투자가 늘어나면서 시장 자체도 더욱 활성화가 되었습니다.”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자본시장의 논리를 설명하는 백종윤 교수의 설명 이면에는 동시에 환자들을 위한 기술의 발전의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내재되어 있다. 


“환자의 측면으로 보아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암을 치료한다고 했을 때, 항암치료가 힘들고 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그러나 암세포만을 타겟으로 설정한 면역항암치료가 진행되었을 때, 환자의 고통은 상당히 감소됩니다. 효과 또한 좋지요. 비용적으로 본다고 해도,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장기적인 비용을 계산한다면 고가의 신약이 무조건 비싸다고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양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생명공학  


기업과 환자 양쪽 모두에 분명한 이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은 현재 어느 정도 시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현재 제약시장은 크게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21년도 기준 합성의약품 시장은 약 5천억 달러로 추산된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약 3,900억 달러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약간 작지만, 5년내에 합성의약품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합성 방식이다. 바이오의약품은 크기(분자량)이 매우 커서 화학합성으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생체 내에 존재하는 물질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합성의약품에 비해 매우 낮은 세포독성 및 부작용을 지닌다.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의 경우 매우 높은 표적 특이성을 가지고 있어 약품으로서의 효과가 매우 큰 편이다. 


“바이오의약품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동물세포를 이용한 항체의약품의 개발 및 생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이라고 불리는 의약품들 중 대다수가 항체의약품일 정도로 세계의약품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현 주소는?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할까? 보건의료 LMO 범위 내에서는 보톨리늄 균을 이용한 보톡스 생산 산업이 가장 큰 형태를 띠고 있다. 국내 미용시장의 규모는 상당한 편이지만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기에는 무리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생산량에서부터 해외 기업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는 양상이 다르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생산과 항체 약품 중심의 위탁개발제조사업(CDMO)을 중심으로 빠른 발전이 진행 중이다.


“전공자가 아닐 경우 생명공학과 의약품을 함께 떠올린다면 신약개발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신약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기술 준비 단계(Technology Readiness Level, TRL)에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를 구상하고 상용화까지 진행하는 것을 통상 9단계로 나눕니다. 콘셉트 구상과 연구를 1단계로 볼 수 있고, 신약개발은 2~3의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단계까지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약물이 좋지 않은 세포를 죽인다, 치료한다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까지는 우수한 편이죠. 좋은 학교, 좋은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고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도 박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됩니다. 이 다음은 사업화의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독성검사나 동물 검사 이후 본격적인 임상이 시작되면 슬슬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수 천, 수조 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현재 국내 바이오의약산업의 구조는 위탁개발생산의 형태를 강하게 띈다. 신약개발과 출시를 진행하기에는 시장 규모에 비해 투자비용이 상당하다.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에는 성공 확률도 낮고, 설사 출시한다고 해도 다양한 승인과 시장 개척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위탁생산을 통해 기술과 경험이 쌓이고 충분한 자금을 통해 경쟁력이 생긴다는 판단이 선다면 신약개발에도 힘을 쏟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인천 송도신도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기업 중심의 바이오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있으며 인천광역시 역시 전력, 용수 등의 인프라 구축과 예타 특례, 인허가 신속 처리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첨단산업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인근 남동산업단지 중심의 바이오 원부자재 공급, 대학 연계를 통한 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인하대학교의 경우 바이오제약공학과를 신설하는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연계를 통한 실무형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과거에는 세포배양공학을 배울 때 과거에는 미생물을 배웠지만 현재는 동물세포를 다룹니다. 생물공학 연구에 필요한 코어 과목은 동일하게 배우지만 첨단 과목에 대한 연구진, 교수도 채용도 진행하고 있죠. 변화에 따라, 또 변화 속도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은?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바이오의약산업에 대해 백종윤 교수는 학자로서 아쉬운 점은 없을까? 


“아쉬운 점은 전방산업(의약품제조)은 빠르게 발전하여 글로벌 수준에 이른데 반해, 이를 뒷받침하는 원부자재 및 부품장비 산업은 거의 해외기술 및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통상부의 주도로 정부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만하지만, 아직 국내의 바이오의약품 관련 후방산업은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바이오의약품 산업 생태계 전체가 고르게 발전하는 것이 경제 발전 및 의약품 안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아픈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한 때 장래희망으로 의사를 고민했었다는 백종윤 교수. 그러나 직접 치료의 길 외에도 공학적 측면에서 의약품을 보다 좋은 품질로 만들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공학도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의 마음가짐을 지금도 간직하며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는 그에게 GMO와 생명공학과 관련해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생명공학을 공부하는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우려는 GMO의 이용이 사람과 환경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GMO가 유전자가 변형된 생명체를 의미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필연적으로 사람의 유전자를 변형시킨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생명체의 유전자가 변형되는 것은 자연적으로 꾸준히 발생해왔으며, 품종교배 등의 방법으로 인위적으로도 수백 년 동안 실시되어 왔습니다. GMO 사용 및 이를 이용한 제품의 허가에 관련한 절차를 확립하고 엄격한 관리·감독을 통해 인간에게 유용한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막연한 불안감을 품는 것보다는 GMO 사용의 장점과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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