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기술 규제,
세계는 지금?
바이오 WIKI는 최근 바이오산업의 이슈나 <바이오세이프티> 웹진의 핵심 기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전 풀이형 정리 기사입니다. 이번호는 미국의 ‘SECURE Rule’ 무효화 사태와 더불어, 급변하는 글로벌 생명공학 규제 지형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SECURE Rule’은 2020년 미국 농무부(USDA)가 30여 년 만에 전면 개정한 생명공학 규정이다. ‘결과 중심(Risk-based)의 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유전자가위처럼 외래 유전자를 넣지 않는 혁신 기술은 기존 GMO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해 복잡한 승인 절차를 생략해 주는 식으로, 복잡한 승인 절차는 생략하고 개발자가 스스로 안전성을 판단하게 한 것이다. 이 규정의 핵심에는 AIR(Am I Regulated?) 시스템이 있었다. 개발자가 USDA에 자신의 기술이 규제 대상인지 질의하면, 정부가 신속히 면제 여부를 확답해 주는 이 프로세스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강력한 촉매제였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 말 미국 연방법원이 환경영향평가(NEPA) 절차 누락과 과학적 근거 미흡을 이유로 해당 규칙을 무효화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기술은 안전할 것”이라 예단해 필수 분석을 생략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2026년 현재 미국은 다시 ‘방법 중심(Process-based)’ 체계로 복구되었다.
절차적 결함으로 멈춰선 혁신
과거 AIR 시스템을 통해 누리던 ‘자율적 판단’은 전면 금지되었으며, 이제는 식물해충(Plant Pest)과의 연관성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의 공식 확인 절차가 필수가 되었다. 혁신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안전 절차가 우선임을 분명히 하는 조치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이 ‘방법 중심(Process-based)’ 체계로 회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술 독려 기조는 오히려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USDA는 과거 AIR 시스템을 운영하며 쌓은 방대한 데이터와 심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의 법정 절차 안에서도 심사 속도가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혁신
미국 정부는 법원의 절차적 엄격성을 준수하면서도,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해 신기술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신기술에 대한 규제 문턱을 낮추는 추세가 뚜렷하다. 유럽연합은 NGT에 대해 자연 돌연변이 수준의 육종은 GMO 규제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영국은 정밀 육종법을 제정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은 유전자가위 식품을 실제 상용화 중이고 중국은 신기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며 기술 패권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각국이 신기술 규제 문턱을 낮추며 기술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거는 지금, 우리 연구자들 또한 미국의 변화된 가이드라인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연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