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세포가 만드는
거대한 변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김희식 센터장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포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세포공장연구센터다. 미생물과 미세조류를 하나의 ‘공장’으로 변모시켜 탄소중립과 바이오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세포공장연구센터의 김희식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미래를 바꿀 생명공학의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센터장님과 세포공장연구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세포공장연구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희식입니다. 저는 응용미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주로 미생물(효모) 발효 및 미세조류 대량 배양을 통한 유용소재 생산공정 확립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포공장연구센터는 미세조류와 미생물 같은 세포를 하나의 ‘공장’처럼 활용하여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고, 동시에 국가아젠더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기술 개발 (CCUS 기술), 바이오항공유 생산 공정 개발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명공학 분야 중 세포 그리고 환경공학을 연결해 연구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는 더 이상 특정 분야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저는 생명공학이 가진 ‘생물체의 능력을 활용하는 기술’이 환경 문제 해결의 이상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미생물 세포는 스스로 성장하면서 물질을 생산하고 오염을 정화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공학과 결합하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세포공장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립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장과 세포공장의 차이가 무엇이며, 그 중 미생물과 미세조류가 주로 이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포공장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일반 공장이 기계와 화학 공정을 이용한다면, 세포공장은 단백질(효소)과 대사경로를 최적으로 개량 및 이용하여 물질 생산이 가능합니다. 미생물과 미세조류가 주로 사용되는 이유는 빠른 성장 속도, 유전자변형 및 대사 조절 용이, 다양한 환경에서 생육 가능, 이산화탄소를 직접 활용하는 능력(특히 미세조류) 등의 특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생산이 가능하여 유용소재의 ‘바이오 기반 생산 플랫폼’으로 주로 활용합니다.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해 미세조류의 기능이 강화된다고 들었습니다. 자연 상태의 미세조류보다 탄소를 더 잘 흡수하도록 하는 기술의 핵심 원리는 무엇인가요?
핵심은 ‘광합성과 탄소 고정 경로를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유전자 및 대사공학 기술을 활용하여 미세조류의 광수확 안테나와 탄소를 흡수하는 효소의 활성을 높이고, 세포 내 탄소 저장 능력을 원하는 방향으로 증가시키는 전략을 이용해 자연 상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이산화탄소 고정 및 전환을 가능하게 합니다.현재까지 전 세계 과학계와 정부 보고 자료를 종합하면, 즉각적인 생태계 붕괴가 확인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영향이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생태계 영향이 장기적 또는 누적되는 형태로 나타나는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전적인 환경위해성 평가와 사후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세조류 세포공장이 활성화되면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어느 정도 일까요?
미세조류는 동일 면적 기준으로 육상 식물보다 높은 이산화탄소 고정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탑 연구사업을 통해 미세조류의 광합성 효율, 광물탄산화 기술 융합, 광배양기의 면적집적도 향상 등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현재 수준보다 8배 이상 탄소 저감 효율이 증가합니다.
탄소 저감 외에 미세조류나 미생물을 활용한 환경 문제 해결 연구들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센터에서는 다양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1)미생물을 이용한 오염물질 분해 기술, 2)녹조/적조 모니터링 및 제어 기술, 3)미세플라스틱 분해 기술 등입니다.
많은 곳에서 환경과 관련된 생명공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만의 독보적 경쟁력이나 성과가 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미세조류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한 균주개량부터 대량 생산공정 기술을 포함하는 통합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기초연구부터 산업 적용까지 이어지는 기술 개발 체계가 확립되어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탄소중립과 바이오경제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 이전 및 산업화 성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미세조류 (Chlorella)를 기반으로 루테인 주정 추출물에 대한 생산공정을 세계 최초로 구축하였고, 식약처 건기식 인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까지 완료하여 2026년 상반기에 식약처 눈건강 기능식품 개별인정 신청 예정입니다. 이 기술은 기업에 기술이전이 되었습니다. 또한 비올라잔틴 고생산 미세조류 (Chlorella sp. HS-V)를 개발하였고, 국내 최초로 미세조류 기반 기능성 화장품 소재 인증을 획득해 기술 이전과 함께 제품화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 보호에 관심 있는 국민들 그리고 생명공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말씀 부탁 드립니다.
기후와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생명공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도구이며,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기후, 환경에 관심 있는 국민 여러분께서는 작은 실천과 함께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생명공학을 꿈꾸는 학생 여러분께는 도전과 융합적인 사고를 통해 미래를 이끌어가는 연구자가 되기를 응원합니다.